21세기 종합물류시대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겠습니다.

고객의 꿈과 행복을 함께 만들어가는 기업

공지사항

꽉, 막힌 판로 수산업계 비상
 제목 :  꽉, 막힌 판로 수산업계 비상
작성자 : 창고협회 / 2012-02-07

최근 국내 수산 유통업계가 비상이다. 어획량은 늘었지만 국내 소비 감소에 유럽발 금융위기로 수출마저 둔화돼 최근 유통 흐름이 끊긴 것이다.

이 때문에 부산 지역에만 최근 10개 안팎의 수산물 유통·무역 업체가 경영난에 시달리다 도산했다. 수산업계에선 소비와 수출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유통업계가 붕괴되고 장기 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어획·수입량 늘어도 국내 소비 크게 줄어 / 수출물량도 감소 추세
냉동창고 포화 상태 / 소비자는 고물가 외면

8일 부산시창고업협회에 따르면 부산지역 100여 개의 냉동창고 보관율은 95% 수준. 예약 물량을 고려하면 거의 100% 풀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전례가 없던 기현상이다. 실제로 냉동창고에 물량을 넣지 못해 창고 앞에서 컨테이너째로 며칠씩 입고를 기다리는 것이 다반사인데다 수입 화물선이 4~5일씩 감천항에 대기하기도 한다.

냉동창고 포화 상태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지난해 3월 일본 원전사고로 일본의 냉동창고와 수산물 생산 시설이 파괴돼 일본의 비축 수산물이 부산으로 많이 유입된 데다 구제역 파동으로 수입 축산물도 대거 들어찼다. 또 정부의 가격 안정 정책에 따른 수산물 수입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말부터 고등어와 오징어 명태 등 연근해와 원양 어획물도 폭발적으로 밀려들어오고 있다.

반면 냉동창고에 보관된 수산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수산물 가격이 높아 지난해부터 국내 소비는 점점 둔화돼 왔고, 최근엔 유럽발 금융 위기와 환율 하락으로 수출도 예전 같지 못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부터 냉동창고 가동률은 100% 수준에 육박했고, 수산물 최대 수요철인 설 명절 이후에도 포화 상태는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수산물 유통 흐름의 정체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전망에 있다. 유럽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태국의 냉동창고들도 소비 위축으로 포화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원화 강세로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로 향하던 수출 물량도 끊겼다.

부산의 수산물 유통업체 관계자는 "최근 부산에만 10개에 달하는 수산물 유통·가공 업체가 도산했는데, 이 중에는 오랜 기간 건실하게 운영돼 오던 중견업체도 있다"면서 "이 상태가 지속되면 많은 업체가 줄줄이 부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투기성 수산물 수요가 최근의 국내 수산업계 경영난을 부채질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10년 국내 연근해 어획이 부진하고 지난해 초 일본 원전사고로 수요가 크게 일자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가 어가를 더 올려놓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형성된 수산물을 소비자들이 외면하면서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든 것이다.

부경대 해양산업경영학과 장영수 교수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비해 국내 수산물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이 같은 경영난이 빚어지고 있다"며 "수산업계의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해선 가격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또 안정적인 수출을 위해선 현재 생물과 가공 원료로만 파는 수준에서 벗어나 현지 수요에 맞는 가공 형태의 수출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 2012-02-08


이전글 다음글 리스트 답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