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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한국인과 입맛 비슷해진 중국인 때문에 갈치·병어 소비 급증 |
작성자 : 창고협회 / 2012-01-22 |
참치·새우·연어뿐 아니라, 갈치·병어까지 소비 급증 각국 어장 물고기 싹쓸이해 세계 원양업계도 바싹 긴장 한국과 먹는 생선 같아져 수산물가격 갈수록 올라 "식탁서 갈치구경 힘들겠네" "지금은 새우와 참치 정도지만, 나중에는 조기나 갈치·명태·오징어도 구경하기 힘들어질지 몰라요."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남획에 따른 수산자원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중국의 수산물 소비 급증에 따른 "중국발 피시플레이션(Fish+Inflation·수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의 이마트 수산물 선어 코너에서 갈치를 구입하기 위해 몰려든 중국 소비자들. / 신세계 제공 국내 수산업체와 대형마트들은 베트남과 태국 연안의 새우 양식장에서 중국 수입업자들과 매일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태국 홍수와 베트남 태풍으로 새우 양식장이 피해를 많이 입어 물량이 급감한 데다, 자국 내 수요가 급증한 중국 업체들이 "큰손"으로 등장해 물건을 싹쓸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배급경제 시절 민물 생선과 연안에서 잡히는 어종으로 국한되어 있던 중국인들의 수산물 소비는 지난 20여년 개혁개방과 경제성장에 따라 빠른 속도로 다양화·고급화했다. 지난 2005년 1만t이 채 되지 않았던 중국 내 참치 소비는 2010년에는 수입물량 2만t을 합쳐 8만2000t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다랑어 최대 소비국인 일본이 우려를 나타낼 정도다. 최근 중국은 자국 내 연어 소비가 급증하자, 노르웨이에서 대서양 연어를 들여와 산둥성에서 대규모 양식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중국인들, 우리와 입맛이 비슷해진다 문제는 참치나 연어·새우 같은 고급 어종뿐만 아니라 조기나 명태·갈치·오징어·고등어 같은 한국인들의 밥상에 자주 오르는 생선도 중국인들이 찾기 시작했다는 것. 지난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현지 조사에선 명태·오징어·고등어의 중국 내 소비가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일부 지역에선 고등어 살로 속을 넣은 만두를 즐겨 먹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이마트 최진일 카테고리 매니저는 "중국 마트나 어시장에서는 불과 몇 년 전까지는 볼 수 없었던 갈치가 인기 어종으로 등장했다"며 "과거 해산물을 접하기 힘들던 내륙 지역에선 조기와 병어도 팔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상하이 사람들은 갈치를 튀겨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경제 성장의 혜택을 온몸으로 받은 중국 30~40대 중산층은 외식 비율이 높고 참치, 회, 초밥 등 날생선도 즐겨 먹고 있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는 젊은 중국인들이 회나 고급 생선 요리를 즐기는 사진을 올려 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샹징(上井)" "차오예(草野)" 등 상하이 고급 일식집의 단골 고객은 외국인에서 현지인들로 바뀐 지 오래다. 경제가 발달한 중국 해안지방의 라이프 스타일이 내륙으로 번지면서 바다와 접하지 않은 지역의 "과시성" 해산물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물량 부족으로 국내에서 한때 20%까지 가격이 올랐던 갈치와 고등어·오징어 모두 최근 들어 중국인들이 즐겨 먹기 시작한 수산물이라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중국 어선들이 연일 우리 서해 어장으로 몰려와 불법조업을 벌이는 것도 그만큼 중국 내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수산물 소비 패턴이 바뀌는 징후는 국내 수산물의 대중 수출 증가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오징어와 다랑어, 김 등 수산물 수출 실적이 각각 1억달러를 넘었는데, 특히 이 중에서 오징어는 대부분 중국으로 팔려나갔다고 한다. ◇중국발 피시플레이션, 전 세계가 긴장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조금만 늘어도 세계 수산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중국의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이 2007년 기준 26.4㎏에서 30㎏으로 3.6㎏만 늘어도 약 500만t의 수산물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11~2020년 세계 수산물 가격은 자원고갈, 사료 값 상승, 양식지 부족 등으로 2001~2010년 대비 명목 가격이 35% 상승하는 "피시플레이션"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일본 대지진(3월),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5월), 태국 홍수(7월), 베트남 태풍 및 질병에 따른 수산물 대량폐사(9월) 등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수산물 가격이 요동을 쳤다. 정부가 지난 11일 "수산물 자급률 제도"를 도입해 수산물 생산과 소비에 대한 대응체계를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전 세계 원양어업계는 중국의 등장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스페인과 중국의 "오징어 분쟁"을 점치는 보고서도 등장했다. 스페인은 그동안 남미 연안에서 잡히는 오징어를 가공해 유럽으로 공급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는데, 최근 남미 어장에 중국 원양어선들이 대거 등장해 오징어를 잡기 시작했다는 것. 13억명의 인구가 오징어를 먹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한국 연근해산만으로는 부족해 멀리 남미 바다까지 오징어잡이에 나선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 원양업계는 세계 곳곳의 바다에서 중국 어선들과 맞닥뜨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 등록된 원양어선은 353척인 반면, 중국의 원양어선은 1460여척으로 우리가 압도적 열세다. 업계에서는 실제 고기잡이에 나서는 중국 원양어선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원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프리카와 남미, 태평양 등 세계 각지의 바다 어장에서 우리나라 원양어선 1척이 중국 배 10척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장홍석 박사는 "동아시아 지역의 대표적 수산물 소비 국가인 한국·일본에 이어 중국까지 수산자원 확보경쟁에 가세했다"며 "해외 수산물 생산기지와 해외 양식장 등을 확보해 중국발 피시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